[rockgleaner]


1.

돌을 손에 쥐고 자세히 관찰하다 보면 손 안에 우주를 쥐고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똑같이 생긴게 하나도 없으면서 각각 서로 다른 우주를 담고 있는게 신비롭고 예쁘다. 


전략적이어야 살아남고 속마음을 숨기지 않으면 바보가 되는 인워적인 의도들이 난무하는 현대 사회에서 누구한테도 잘 보이고 싶은 욕심 없이 그저 바닥을 굴러다니는 돌들의 순수함은 빛이 난다.


2.

많은 것들이 온라인으로 넘어가고 있지만 온라인 세계를 온전히 이해하기는 쉽지 않으며 그것의 실재성은 의심스럽다.

실체가 불명확한 것들이 많아지고 이해하지 못하는 세계에 익숙해질수록 명확하게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물체들은 고유의 특별함을 가지게 된다.


길을 걷다 발에 치이는 돌은 명확하게 존재하고 있으며

우리도 돌과 같은 세상에 실재한다. 돌이 그렇듯 우리 또한 실존한다는 것만으로 가치를 인정받기에 충분히 특별하다. 

모호한 세상 속에 빠져 본인의 존재감에 의심을 품고 우울 속에서 허우적거리지 않기를 희망하며 돌을 줍고 수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