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iusuh
서지우 작가의 구작 <우두커니1>, <우두커니2>는 지난 전시 《For 4 witness》(온수공간, 2022)에서 선보인 “몸으로 기억하는 조각: 체득의 입방체”라는 주제 아래 본 전시의 신작과 궤를 같이한다. 건축-기능하는 공간, 그 공간을 지탱하는 요소 등을 추출하여 재건하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본 전시에서 선보이는 신작 <뚝도리>는 전시장인 성수동-뚝섬의 형성의 역사와 특수한 상황으로 구성된다. 뚝섬은 중랑천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으로 모래 지형을 형성했고 ‘둑도’라는 명칭이 변하며 현재의 흔히 우리가 상용하는 ‘뚝섬’으로 자리 잡았다. ‘뚝도리’는 이러한 지형변형을 1910-20년대 후반부터 구전으로 전해온 명칭이다. 이곳은 강과 강이 만나는 위치로 고가 형태의 다리가 대부분의 지형을 받쳐주고 있었고, 지대 위로는 붉은 벽돌의 공장이 들어섰다. 작품은 이와 같은 국소적인 지리적 특수성을 도시가 빚어낸 일종의 조각-몸으로 여기며 3차원으로 무질서하게 배치한다. 작가는 ‘공간감’이라는 사적이고 미시적인 감각에 주목하며, 본인이 겪었거나 겪고 있는 도시화 혹은 현대화를 작업에 투영해 자아를 탐구한다.
서지우(B. 1990)는 중앙대학교 조형예술학과 석사과정을 마치고, 서울-경기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정적이기보다 생동하는 다면적인 기록을 물질화하여 사료 너머의 가치를 획득하는 데 관심을 둔다. 조각이라는 몸이 머무르는 공간이나 주변부에 집중하며 종결된 역사가 아닌 계속해서 생성하는 내러티브를 써 내려간다. 근현대적 사건과 동시대의 동형을 채집해 이를 조각의 언어로 기록하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무가치하다고 여겨지는 개인사적 유물, 유적, 증축 또는 재건과 같은 조형적 구조에 관심을 가진다. 《열개의 달과 세 개의 터널》(토탈미술관, 2022), 《For 4 witness》(온수공간, 2022), 《Flood》(라드LAD, 2021), 《Organic Cyborg》(아웃사이트, 2021), 《Bi Bil Hil》(옥상팩토리, 2021)등 다수 전시에 참여했다.
작품이 탄생하는 작업실은 작가들의 세계관이 분해되고 조합되는 공간입니다. 도록을 구성하는 작품 이미지는 작가들의 작업실을 배경으로 촬영되었습니다.
<우두커니1, 우두커니2>2022, 시멘트, 석고, 목재, 깬돌, 유리 165x25x18.5cm / 시멘트, 목재, 철, 깬돌 180x20x22.5cm
<뚝도리>2023, 시멘트, 목재, 철, 자갈, 깬돌, 화강암, 붉은 벽돌 225x128x50cm